조선판 색계, 적을 사랑한 여인의 가슴아픈 이야기 베스트극장 8화 달 줄거리/내용/결말

달

기획 최종수 극본 방철환

16세기말 일본에서는 도요테미 히데요시가 조선침략에 대한 명을 내린다.

그 명을 받드는 야마다(최민수 배우)

 

한편, 조선에서는 아버지 정주부를 도와 병자들을 극진히 살피는 정홍(오연수 배우)이 등장한다.

왜병이 침입하고, 마을에는 역병이 돌아 난리 중의 난리인 상황.

유모(전원주 배우)는 사서 고생하는 정홍에게 이제 그만 쉬라고 하지만

홍은 신념을 가지고 열심히 병자들을 돌볼 뿐이다.

 

그때 마을 어귀까지 내려온 적장 야마다와 왜병무리들.

마을 상태를 확인하러 온 것.

그런데 적장은 홍이에게 눈이 간다.

원수보듯 노려보고 무시하는 홍이 앞을 가로막고

그녀의 가리개를 맘대로 내려버리는데…

어? 예쁘다!...

 

긴장감 속에서 다행히 별일없이 왜병들이 돌아가고.

홍이는 적개심을 드러내며 그들이 사라질 때까지 노려본다.

 

그날밤 연회를 열고, 자축파티를 하며

조선땅에서 일본의 전통씨름인 스모경기를 관람하면서 환호하는 왜놈들.

 

수하는 양반가에서 약탈한 도자기를 바치며,

성공적으로 전쟁이 흘러가고 있음을 보고하고.

덧붙여서 의원집에서 봤던 여자에 대한 정보까지 보고한다.

 

이름은 정 홍, 올해 나이 스물 둘로 어려서 어미를 잃고

무식한 유모 손에서 자란 다재다능한 아가씨고..

여지껏 혼인하지 않은 이유는 아버지에 대한 지극한 효심 때문이라고..

 

적장은 조선에서 약탈한 백자를 보며, 그녀를 생각한다.

 

정주부는 딸 홍이에게 피신을 떠나라고 명하지만

홍이는 애국심과 지극한 효심때문에 그 명을 거부한다.

 

다음날 다시 마을을 찾아온 왜놈 무리들.

의원이 필요하단 핑계로 가마 하나를 가지고 홍이를 데리러 온 것이었다.

자신이 대신 가겠노라 청하는 홍이아버지.

왜놈들은 아랑곳않고 홍이를 데리러 오라고 시킨다.

 

정홍은 혹여나 아버지를 해칠까 스스로 모습을 드러낸다.

이 안에는 전염병이 돌고 있어서 위험하니 일단 문밖에서 기다리라고 당당히 맞선다.

그사이 홍이는 정혼자에게 전해달라고 그의 몸종에게 편지 한 통을 건네고,

 

방으로 돌아와 굳은 결심을 한 듯,

얼굴에 분을 바른다.

그런 홍이 걱정되는 유모는 그녀에게 몸조심하라고 신신당부한다.

 

한편, 몸종은 홍이가 시킨대로 

홍이의 정인 국진이 있는 의병아지트에 와서 그간 있던 일을 전하고.

국진을 따로 불러 홍이의 서찰을 전해준다.

 

편지의 내용은,

자신이 적진에 들어가 그믐달밤에 적장을 죽임으로써 애국충정을 지킬 것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국진은 병력을 길러 그때 왜놈들을 치라는 것.

 

적진의 본진에 들어오자마자 홍은 앞섶을 조사당하고

숨겨온 은장도와 독을 발각당한다.

죽을 위기에 처한 순간, 적장인 야마다가 부하를 저지한다.

야마다는 아무말도 없이 그저 홍이를 바라보다가

그녀의 저고리가 풀린 것을 보고 그녀의 장옷을 빼앗아 걸쳐준다.

그러더니 말도 없이 가버리는데…

(뜻밖의 로맨스장인…그래도 왜놈은 …)

 

홍이는 다시 왜놈부하들에 의해 적장이 머무는 침소까지 끌려가게 된다.

야마다는 홍이에게 그 칼과 독이 자신을 죽이기 위한 도구였는지,

아니면 홍이 자신이 자결하기 위한 도구였는지를 묻는데

 

홍이는 거짓말해서 살 수도 있을텐데

솔직하게 왜장의 피를 뿌려 이 나라의 기강을 바로 세우려했다고 실토한다.

그녀의 솔직함에 당황하는 야마다

 

자신을 욕보이지말고 얼른 목을 쳐달라는 홍이에게,

오히려 눈물겹게 사랑스럽다면서 오히려 해볼테면 해봐 식으로

빼앗았던 칼과 독이 든 주머니를 던져준다.

 

순식간에 그것을 집어들고 자결하려는 홍이를

막아서는 야마다

야마다의 놀란 소리를 듣고 부하들이 문을 벌컥 열자

닫으라고 지시한다.

 

남의 땅을 빼앗은 자가 어찌 기개를 논하냐며 

도둑이 베푸는 더러운 동정으로 추호도 살아가고 싶지 않다고 

적장의 눈을 똑똑히 보며 당당히 말한다.

 

적장은 그녀의 칼을 빼앗아 주머니에 넣으며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너와 나 둘 뿐이라고 한다..;;

조선과 일본은 다르지 않다면서..

자신 역시 나라를 위한 충성심 때문에 이곳에 온 것이며

조선백성을 편하게 해주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홍을 아끼는 것 역시 동정때문이 아니라, 예로써 대하는 것인데

이리 나오니 참으로 애석하다면서.

 

야마다는 또다시 그녀에게 칼과 독을 돌려준다.

등을 보일 테니, 맘대로 해보라고..

그러면서도 서두르다간 실패해서 공을 잃을 수도 있으니

천천히 여유를 가져보란 조언까지 하는데..

홍이는 결국 그를 죽이지 못하고 일단은 돌아간다.

(그믐날까지는 적어도 죽일 수 없기 때문)

 

왜놈들이 마련한 처소로 돌아온 홍이에게

유모가 무슨 일이 있었냐 묻고 홍이는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유모는 왜장이 보낸 옷이 너무 곱다며 한번 걸쳐보라고 건네지만

홍이는 그 모든 게 조선인들의 피와 멍으로 얼룩진 물건처럼 보인다고

슬퍼한다.

유모는 그녀를 위로하다가 주머니를 발견하고 놀란다.

왜장의 만만치 않음을 파악하고,

이럴때일 수록 더 정신을 강하게 먹어야한다고 일러준다.

결국 왜장을 사랑하는 척하면서 때를 노리기로 마음먹는다.

 

함께 시간을 보내고 진심인지는 알 수 없으나 미소를 지을만큼 

마음이 풀린 홍이.

 

그러던 어느날 별안간 밤에 갑자기 복면을 쓴 괴한이 처소에 든다.

홍이를 겁탈하려고 하는데,

또다른 복면 쓴 이가 나타나 그에게 칼을 들이민다.

그러자 삯을 얹어주면서 대장에겐 말하지 말하달라고 하고 나가버리는 괴한.

홍이는 겁에 질린 채, 그 사이 은장도를 자신의 목에 가져다 대고 자결하려 든다.

 

복면 쓴 이가 가리개를 내리는데, 

그는 야마다였다!..

 

놀란 홍이는 살짝 감동했는지 그의 포옹에 몸을 맡긴다.

 

그날 이후,

함께 말을 타고 주변을 거닐기도 하고,

풀밭에 앉아 무릎베기하고 보통의 연인처럼 데이트를 즐긴다.

 

그러다가 드디어 그믐달이 뜨는 날이 된다.

 

홍이가 약속했던 대로 의병을 모은 국진.

하지만 연이은 접전으로 병사의 반을 잃고 마을 관할 사또에게 찾아가 

포병들을 빌려달라고 부탁한다. 

입씨름끝에 결국 얻어낸 수락.

 

그날밤 정자에서 가야금을 키며 구슬픈 곡조를 뽑는 홍이.

야마다는 왠지 슬퍼보이는 홍이에게, 자신의 생각이 짧았다며

집생각이 나면 내일 집에 다녀와도 좋다고 허락한다.

홍이는 그저 야마다와 헤어질까 염려돼 그렇다며

왜장을 기쁘게 한다.

 

홍이는 자신을 이대로 잠들게 해달라며 그에게 안긴다

그러자 그녀를 안아주며, 시조 하나를 읊는다.

 

홍이의 신호만을 기다리고 있는 의병들..

 

홍이는 왜장과 함께 목욕을 하며 전황에 대해 묻고

왜장은 그저 사랑꾼처럼 홍이 생각 뿐.

 

그날밤 드디어 채비를 하고, 

왜장의 처소에 든 홍이는 왜장에게 무릎을 꿇으며

오늘밤엔 잠들지 말라며, 밤이 짧다고 눈물짓는다.

차마 진실을 말하지는 못하고..

생각보자 수위가 있어서 잘랐음

그와 동침을 한 후에

벼락 소리에 잠에서 깬다.

골아떨어진 야마다를 바라보며

이제 돌아갈 시간이라고 나직히 말한다.

챙겨온 칼을 손에 쥐고,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결국 그를 죽여버린다.

 

그후 임금께 상을 받게되는 의병무리와 정홍.

 

거사에는 성공했으나 홍이의 표정이 밝지가 않다.

 

식음도 전폐하고 괴로움에 몸부림치는 홍이.

국진은 육신은 그저 마음을 담는 그릇일 뿐,

홍이가 나라를 위해 몸바친 것은 괘념치 않고 

서로 사랑하기만 하면 문제될 게 없다고 그녀를 달래지만

 

홍이는 이제 자신은 아무도 사랑할 수 없는 몸이 됐다고.

적장 야마다를 찌르긴 했지만, 그가 미워서 벌인 일이 아니라

그와 사랑에 빠진 자기자신이 야속해 벌인 일이라고 실토한다.

 

그 말에 충격받는 국진은 뛰쳐나가버린다.

그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대로 몇날 며칠을 보내던 홍은 죽고만다.

 

그뒤 갑자기 끌려온 국진.

 그 죄가 무엇인고 하니, 연일 과음을 하며 난세를 구한 정홍에 대한 비하때문이었다.

그러자 국진은 정홍은 요사스러운 꽃뱀이나 다름없었다고 

결국 그를 못 잊어 따라죽은 것이라며 그녀를 헐뜯는다.

조선 여자의 기개를 욕되게 하였다고 아뢴다.

 

그러자 임금은 홍이의 유모를 불러 진실을 대조한다.

유모가 본 바로는 그저 두 사람이 견우직녀처럼 서로를 아꼈을 뿐이라고 답한다.

항간에 떠도는 임신설도 거짓이며, 혹여나 그런 불상사가 있을까봐 피임도 철저히 했다는 것.

왜장을 그토록 사랑했으면서도 마지막 순간에는 한치의 흔들림도 없었다며

정말로 장한 일을 해낸 분이라고 그녀의 명예를 지켜준다.

 

그에 정홍의 아비인 정주부는 정홍이 왜장을 사랑한 적도 없으며

오로지 왜장을 죽이기 위한 목적을 다루기 위해 사랑하는 척을 했을 뿐

나중에 자결한 것 역시 왜장에게 몸을 잃었다는 치욕때문이라고 

홍이를 높게 산다.

 

세명의 말이 모두 제각기이지만, 여튼 중요한 것은 그녀의 공이기 때문에

충렬각을 지어 그녀의 거룩한 행보를 널리 알릴 것이라 결론짓는다.

 

 

그녀가 죽기 전 한 말은 무엇이었을까?

 

나의 애국충정은

보름달이 그믐달로 기울 듯이 점점 사라져갔습니다.

나는 영웅이 아닙니다. 적장을 사랑한 내가 어떻게 조국의 영웅이 될 수 있단 말입니까?

 

실제 역사서에는 홍이가 적장을 죽인 영웅적 행위만 기록으로 남겼다고

내레이션이 지나간다.

 

그녀가 적장을 사랑했단 사실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와

몇장의 그림으로만 남아있다고..

그렇게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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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죽이기 위한 일념 하나로 그를 사랑하는 척하다가

그에게 동화되어 비극을 맞는 것이 영화 색계와 참 닮았다.

그래도 왜놈은 왜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