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궂은 운명에 대하여 베스트극장 12화 두꺼비와 달(원제:운명에 대하여) 줄거리/내용/결말

두꺼비와 달(원제: 운명에 관하여)

기획 최종수 원작 이창동 극본 박성조

 

흥남(임현식 배우)이 자신의 인생을 한탄하며 얘기를 늘어놓고 있다.

사람은 각자 운명을 타고 나서, 누구는 백만장자의 외아들로,

누구는 부모 얼굴도 모른 채 버려진 채로 살아가야 한다며 참으로 불공평하다면서 

자신의 삶 역시 소설가 선생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른다며 얘기를 시작한다.

 

때는 몇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트럭에서 부인(신신애 배우)과 함께 채소장사를 하는 흥남.

넉살도 좋고 붙임성이 좋은 성격으로 동네방네 확성기에 대고 떠들어대던 참이었다.

그런데 대뜸 안면방해죄로 고발이 들어온 게 아닌가.

알고보니 맨 처음 남자와 술을 마시던 그 남자(최낙천 배우)가 고발했던 것이다.

소설가로 일하는 그는 낮에 자고 밤에 일하는 사람이라 예민한 성미를 갖고 있었다.

 

경찰서에 가서 조서를 꾸리던 참에 고발을 당했지만 여전히 넉살좋은 남자.

그 모습에 소설가양반은 고발을 취하한다.

 

경찰서에서 나오는데 그새 붙어있는 주차딱지.

설상가상으로 아들 상길이까지 잃어버리고 만다.

 

이곳 저곳 아들을 찾아다니는 흥남.

 

그러다가 웬 검은 승용차에서 내리는 상길이를 발견한다.

아들을 찾았다는 안도감에, 미처 애를 찾아준 남자(박상조 배우)에게 인사도 없이 떠나려 하자

애를 찾아준 남자는 감사인사도 없이 가냐며 투덜댄다.

흥남은 그제야 자신의 이름을 밝히며 감사인사를 전한다.

 

남자는 맘이 풀린 듯 됐다며 가보라고 그들을 보내려다가

갑자기 흥남을 불러 세우더니,

어릴 적에 부산 고아원에서 자라지 않았냐고 묻는다.

알고보니 두 사람은 어린 시절 같은 고아원에서 큰 친구사이였다.

어릴 때 두꺼비로 불리던 흥남.

흥남 역시 남자를 단박에 알아보고 그의 이름 성만을 부르며 반긴다.

 

흥남이 두꺼비란 별명을 갖게 된 이유가 있었는데,

고아원에서 하는 학예회에서 흥남이 두꺼비역을 맡았던 것.

그런데 공주 역할을 하는 아이가 뽀뽀해야 하는 장면에서 망설이는 바람에

아역배우 분 낯이 많이 익네요.

전기가 나가고 그대로 연극이 마무리되면서

아이들이 흥남을 평생 두꺼비팔자라며 놀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곧 얼마 안돼서 부잣집 내외가 입양할 아이를 보러 오는 새로운 사건이 생긴다.

부인은 흥남을 맘에 들어하지만

남편은 싹싹한 성만을 맘에 들어하며 그를 양자로 데려간다.

순식간에 인생이 바뀌어버린 것이다.

그때를 회상하면서, 그 친구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이 내것이었을텐데 하고 아쉬워한다.

그 얘기를 듣고만 있던 아내는 그래도 기다려보라면서 점쟁이가 말하길,

당신 나이 45세에 부모로부터 큰 재산을 물려받는다 그랬다며 농담반 진담반으로 그를 위로한다.

 

다음날, 성만을 만나 함께 식사한다.

양자자리를 뺏어간 것에 앙금이 있던 흥남이는 툴툴대고,

성만은 양자자리의 진실을 밝힌다.

사실 그 부부는 양자를 찾은 게 아니고, 부려먹고 짐 나르게 할 일꾼을 찾고 있었던 것이라며

한 겨울 말도 못하게 고생했다고…

그 말을 듣고 내심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흥남.

서로 그간의 근황을 짤막하게 밝히는데

성만은 아직 자리잡지 못해서 결혼도 못한 상태였다.

그 고급 차 역시 자신의 것이 아니고, 운전기사 일을 하고 있다고..

흥남은 입양사건 이후 얼마 되지 않아 무작정 서울로 상경하여 온갖 궂은일을 다하며 돈을 악착같이 모았으나

사기를 당해 잃었다고 하는데 믿거나 말거나~

(일전에도 허풍쟁이 이미지였는데다가, 아내한테도 어릴 적 고아원 출신이었단 얘기를 안 한 것으로 봐선

체면 세우기 위한 허풍으로 보여졌다)

 

집으로 돌아온 흥남은 아들에게 집을 잃어버렸을 때를 대비해서 교육시키고 있는데

성만으로부터 전화가 한 통 걸려온다.

 

전화를 받고 나가 보니, 성만이 한 가지 제안을 하는 게 아닌가

‘김광일’ 행세를 해달라는 것. 

심장병때문에 살날이 얼마 안 남은 노인이 하나 있는데

웬 여자가 간병하러 들어와선 호적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근데 그 노인에겐 잃어버린 아들이 하나 있고, 그 아들의 발등에 화상 흉터자국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 얘기를 듣자마자 흥남이 떠올랐다면서 그에게 ‘김광일’행세를 해달라고 한 것이다.

흥남은 어쩐지 사기에 가담하는 것 같아 불편해 한다.

 

하지만 계속되는 성만의 설득에 흥남은 결국 제안을 수락한다.

어쩌면 점쟁이의 말대로 친부모를 찾게 되는 건 아닐까 꿈에 부풀기까지 한다.

둘은 신문광고에 아버지를 찾는다는 내용을 싣기로 하고

이산가족 상봉시 보일 연기를 연습한다.

 

마침내 신문광고가 실린 날, 입주 운전기사인 성만이 노인을 은근슬쩍 떠보고.

노인(故 홍성민 배우)은 성만에게 신문광고를 실은 사람에게 전화해보라고 지시한다.

그 모습을 못마땅하게 보고 있는 간병인(서권순 배우)

 

성만은 노인이 시키는 대로 가짜 광일(흥남)에게 전화를 걸고.

아직 광일 행세에 익숙지 않은 흥남은 전화를 끊을 뻔하질 않나 골때리는 면모를 보여준다.

여튼저튼 오른쪽 발등에 흉터가 있는지를 묻고 직접 확인해야겠다며 노인은 흥남을 부른다.

 

노인은 흥남의 발을 면밀히 조사하고,

간병인은 불안한 눈초리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노인은 한참을 아무말없이 바라보다가 다른데는 흉터가 없느냐, 자네가 기억하는 다른 이름은 없느냐 묻는데…

기억없는 흥남은 고개를 젓는다.

그러자 자네가 진짜 내 아들이었다면 광일이란 이름은 기억 못 할 것이라며,

그 이름은 호적에만 올린 이름이고 평상시에는 다른 이름으로 불렀다고 얘기한다.

자신의 고향인 함경북도 흥남을 따서 흥남이라고 불렀다고…!!

심지어 그 아들이 2살쯤 되던 해에 아궁이에 앉아있다가 엉덩이에도 큰 화상을 입었었다고 말하며

진짜 아들이라면 발등뿐 아니라 엉덩이에도 흉터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흥남은 깜짝 놀라면서 자신이 흥남이고,

엉덩이에도 흉터가 있다고 밝힌다.

 

그런데 먼저 한 거짓말 때문에 노인은 흥남을 믿지 않는다.

급기야 충격을 받고 상태가 악화된 노인.

간병인은 위기를 느끼고 흥남을 내쫓으려 하지만

노인은 흥남과 단둘이 있겠다며 물린다.

 

단둘이 남은 노인은 흥남에게 자신의 진짜 아들이라면 피난 당시 상황을 조금이라도 기억할 것이라며 묻지만

흥남은 오리무중이다.

노인은 자신이 아버지로부터 유일하게 물려받은 시계이야기를 꺼내며,

그동안 힘들게 재산을 그러모으며 살아왔는데 정작 축적한 부를 물려줄 자식이 없는 상황에 덧없음을 느낀다며

하나뿐인 자식이 보고싶다며 눈물을 보인다.

그 모습에 마음이 아려오는 흥남은 어쩔 줄 몰라 하고

 

노인은 흥남에게 다시한 번 와서 내일 병원에 같이 가자고 하고 방으로 들어간다.

흥남도 터덜터덜 발걸음을 옮긴다.

 

그날밤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던 흥남은 어릴적 기억을 떠올리고

그 영감님이 틀림없이 자신의 아버지라며 그를 보러 간다.

 

마침 노인은 상태가 악화되어 임종을 앞두게 되고, 

마지막으로 흥남이를 부르라고 부탁한다.

 

그런데 이미 흥남이 도착했을 때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였다..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며 흥남은 아버지를 연신 불러대는데

장례식에 모인 남자들은 흥남을 돈 몇 푼 뜯으러 온 사기꾼 취급하며 내쫓는다.

얄궂은 운명이다…

결국 아버지도 잃고, 재산도 잃어버린 흥남…

 

계속해서 증거가 있다며 자신이 노인의 친아들임을 증명하려 하지만 모두 그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

(친자검사를 하기도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요즘 같으면 칫솔이든 빗에 남은 머리칼이든 유전자감식을 신청했을 텐데..)

 

폐인이 돼버린 흥남.

아이가 갖고 놀고 있던 노인의 시계를 발견하고 어디서 났냐고 물으니

낮에 성만이 갖다주고 갔다고 한다.

아내는 자신 역시 그 영감님이 당신 아버지인 것을 믿는다며.

그까짓 인정 못 받고, 재산 못 물려받으면 어떠냐며 흥남을 위로한다.

 

다시 첫장면으로 돌아와서, 소설가와 함께 술을 마시고 있는 흥남.

이제는 억울할 것이 없다며 훌훌 털어버린다.

또 아버지가 남긴 시계를 바라보며,

이것은 또 무슨 운명의 장난일까요 하고 되물으며 극이 끝난다.

 

 

뻔하면서도 뻔하지 않은 이야기라 재미있게 봤다.

임현식 선생님의 찰진 연기역시 극의 재미를 배가시키는데 한몫 톡톡.

나중에라도 소송을 걸어서 유류분 상속을 받으셨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