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대에 찾아온 주부권태기와 중년의 위기 베스트극장 4화 어느날 갑자기 줄거리/내용/결말

 

기획 최종수 극본 홍승연

45세의 서윤정(김창숙 배우)은 올해로 결혼 22년차된 주부다.

남편 양원태(정욱 배우)와 아들 인규(김찬우 배우), 딸 혜규(이미나 배우)를 둔 단란한 가정의 어머니.

별탈없이 파출부도 쓸 정도로 여유롭고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던 주부였는데,

갱년기라도 온 양, 어느 날부터인가 남편도 자식도 결국 다 남이라는 생각,

어느날부터 세상에 화가 나고 배신 당한 기분,

자신을 집안의 노예라고 생각하며 주부의 삶에 회의를 느낀다.

남편 역시 중년에 들어서면서 여러가지 고민이 있는데,

요즘 들어 부쩍 중년의 위기를 혼자 겪는 일인양 행동하는 아내가 못마땅하다.

딸 혜규는 입시전쟁에 뛰어든 학생으로서의 자신의 삶을 한탄하며,

자신을 이해해주기는 커녕 이상한 잔소리와 더불어 자신의 스트레스를 늘어놓는 엄마에게 불만이 많다.

절대로 엄마처럼 살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할 정도로.

소라고동을 뒤집어 쓴 무민이 같은 인형 탐난다...

아들 인규 또한 대학에서 연구생활을 하며 학점을 따는 일에 집중하느라 어머니의 우울증을 신경쓸 여력이 없다고 독백한다.

차라리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효도라며 공부에 매진한다.

 

과연 어떤 일 때문에 이 사단이 벌어진 것일까?

윤정의 우울증이 발병하기 전, 윤정은 자식과 남편에게 헌신하는 아내이며 어머니였는데..

어느날 우연찮게 티비에서 명사로 토론에 나온 자신의 동창 인영(윤여정 배우)을 보고 신기해 하던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그날밤 잠들기 전에 거울을 보며 매무새를 다듬다말고 자신도 티비에 나오면 어떨까 묻고

티비에 나가서 할말을 상상해본다. 

저는 인규,혜규 엄마구요. 양원태씨 부인이에요.

이렇게 하면 사회자가 화내겠지?

죄송해요. 전 제 이름을 써본지가 하도 오래돼서..

자신의 처지를 깨닫고 잠을 청하는데 잠이 오지 않는다.

남편에게 위로 받고 싶어 어깨에 손을 올리지만

남편은 냉랭하게 잠이나 자라며 그녀를 타박한다.

 

그때서부터 시작된 주부권태기의 조짐..

 

화초를 닦다가 티비에 나온 동창 인영의 안부가 궁금해 전화를 건다.

들뜬 마음으로 반갑게 인사하는 윤정과 달리, 일에 매진하느라 무뚝뚝하게 전화를 받는 인영.

윤정은 인영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고, 남편에게 신신당부하며 그날만큼은 일찍 들어오라고 한다.

남편의 옷가지를 너무나도 자연스레 받는 아내..

남편 역시 당연하게 아내에게 건넨다…띠용~

 

친구를 초대한 날. 예쁜 옷도 꺼내 입고 신경써서 인영을 맞는다.

윤정이 차를 준비하는 사이, 거실에 모인 친구와 가족들.

대뜸 딸이 윤정과 인영을 비교하며 인영을 우러러보자

윤정은 심기가 예민해진다.

 

한술 더 떠서 남편마저 친구 인영이 전에 썼던 극본을 칭송하며 그녀를 올려치자

근데 너무 예쁘심...

심기가 더욱 불편해진 윤정.

 

인영을 잘 따르며 더 얘기하고 싶어하는 딸에게 잔소리 공격으로 퇴치하는데 성공.

 

남편은 적극적으로 인영과의 대화를 주도하자,

윤정은 그에게 눈치를 준다.

눈치없는 남편은 지지않고 인영에게 실은 아내가 일찍 들어와라,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있지말고 대화에 열심히 동참해라,

옷은 꼭 이걸로 입으라고 했다고 미주알고주알 다 털어놓는다.

그에 난처한 윤정은 너무 오랜만에 만나서 할 얘기가 많다며 대충 남편을 구슬려 들여보낸다.

 

 

드디어 둘만 남게 되자,

평소에 궁금했던 질문들을 쏟아낸다.

결혼은 언제 할 거냐, 만나는 사람은 있냐, 남자는 있냐…

허전한 것은 없냐 묻고,

일이 그런 부분을 다 채워주는 것 같다는 인영의 대답에 윤정은 다소 실망한 눈치.

 

떠나는 친구 배웅을 하자마자,

남편에게 인영이 잘난 체가 심하다며 툴툴거린다.

지가 잘나서 방송작가야, 이름 좀 알렸다고 명사 폼이나 잡고 어휴 치

하면서 친구를 깎아내리는 모습에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남편.

 

집에 들어와서 상 치우면서도 대학 때 뭐든지 자기보다 꿀리던 게 이제와 잘난체냐며 투덜투덜거린다.

(약간 맘카페에서 헐뜯는 아줌마재질... 열폭중...)

남편은 무슨 얘기를 했길래 그러냐고 묻고.

윤정은 아무 일 없었다고 그냥 친구가 자기를 깔보는 게 느껴졌다고 답한다.

괜찮은 사람같던데? 라는 남편의 말 한마디에,

그렇게 괜찮으면 한번 살아보라는 둥

이나이 먹도록 시집을 안 간 것도 다 자기주장이 너무 세서 그런 것이라며

계속해서 자리에 없는 사람 흉을 본다.

남편은 아내의 질투하는 모습도 귀여운지 웃으며 그녀를 놀리고,

도대체 뭔 일이 있었길래 그러냐고 묻자,

그제야 털어놓는 윤정.

 

이유는 즉슨,

작년에 지어놓은 자신의 양수리 별장에서 글 쓰는 게 어떠냐고 챙겨주려 했더니

인영은 자신이 글쓰는 데가 더 편하다고 퇴짜를 놓은 것 때문이었다...

 

남의 선심을 우습게 안다며 투덜투덜..

남편은 그런 그녀의 마음을 예리하게 파고든다.

선심이 아니라 과시하고 자랑하고 싶었던 마음이란 것을.

 

왜 사람 불러놓고 나중가서 뒷소리냐며, 그럴 거면 친구하지 말던가.

그건 인영 씨 잘못이 아니라 당신 잘못.

 

과시하려던 게 안 먹히니까 그냥 기분이 상한 것이라며.

애들같다고 빈정대는 남편의 뒤에다가 빼액 소리를 지르는 윤정.

 

그렇다고 망신을 줄 건 또 뭐냐면서.

친구에게 내 생활, 남편 반듯하고 잘 보이게 하고 싶었다고 인정하는 동시에

둘 사이의 일을 폭로한 남편에게 화를 낸다.

그건 실수였다며 멋쩍게 웃어넘기는 남편.

 

혼자서 아무리 생각해도 분이 안 풀리는 윤정은

딸의 방으로 가서 아까 한 말이 진심이었냐고 묻는다.

꽤나 신경쓰였던 모양이다.

자신과 인영이 뭐가 어떻게 다르냐고 따지듯이 묻는다.

그러자 딸이 그 아줌만 자기일을 갖고 사회에서 인정받는 사람이라고 말하면서

엄마의 신경을 건드린다.

삐친 엄마를 귀엽게 바라보던 딸은 지금 나이에 뭔가를 새로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냐고 묻고

엄마는 학교때도 자신이 더 잘 나갔었는데 못할건 또 뭐냐며 빈정댄다. 

다 너희들 때문에 발목잡혀서 못하는 거라고.

딸은 엄마에게 꿈깨라면서, 엄마는 우리들 없으면 아무것도 못한다고

신경을 바득바득 긁는다.

그말에 기가 찬 윤정은 딸과 내기하듯이 으름장을 놓으며 당분간 양수리별장에서 지낼 거라 한다.

 

인영처럼 글쓰겠다면서 원고지와 만년필을 한묶음 사고, 짐도 싸고 양수리에 도착.

자신도 기필코 뭔가를 보여주겠다며 새출발을 다짐하는데 

 

먼지가 눈에 거슬리는 게 아닌가?

윤정은 평소 습관처럼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청소를 시작한다.

 

한편, 집에서는 엄마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살림을 능숙하게 해내는 딸 혜규 덕에 아빠의 잇몸이 마르질 않는다.

 

양수리별장에 유배하듯 상에 앉아 글을 써내려가지만,

글이 잘 풀리지 않아 애를 먹는다.

생각보다 쉽지 않은 작문의 세계..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공허함을 삭이던 와중 

인기척이 들리자 혹여나 가족인가 싶어 내다보지만 길을 찾는 행인…

가족이 자신을 금세 찾으러 올 줄 알았지만, 자신없이도 잘 굴러가니 묘한 서운함을 느낀다.

 

굴복하고 다시 집으로 들어갈까 마음이 약해지다가도

딸과 남편의 태도에 만만해지지 말자며 다짐한다.

 

그때 울리는 전화벨…

이제 그만 돌아올 때 되지 않았냐는 남편의 말에 

자신은 안 돌아간다며 앙칼지게 전화를 끊어버린다.

 

데리러 오지 않고 전화 나부랭이나 하는 게 못마땅했던 모양.

 

하지만 알고보니 남편은 아내를 배려한 것이었다.

아내가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방해받지 않도록

엄마한테 전화걸겠다는 딸을 만류하면서.

 

그 속을 알 리가 없는 윤정은 안절부절해한다.

혼자 먹는 밥도 맛이 없고…

마음이 약해지다가도,

“엄마, 지금 나이에 뭔갈 시작할 자신있어? 우리가 엄말 필요로 하는 게 아니라 엄마가 우릴 필요로 하고 있다고!”

“혜규 말이 맞지 뭘 그래?”

가족들의 말을 곱씹으며 맘을 강하게 먹는다.

 

그러던 와중에 수재로 불리는 자랑거리인 아들 인규가 엄마를 보러 온다.

엄마 맘을 신경써주는 건 인규뿐..

인규의 재촉에 못이기는 척 함박웃음 지으며 집으로 돌아온다.

 

자신이 없는 사이 엉망으로 굴러갔을 줄 알았던 집안 살림이 멀쩡한 걸 보고 묘하게 실망한다.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라면이나 끓여먹든지 배달음식을 시켜먹든지 할줄 알았건만…

남편은 장봐오고, 딸이 요리해서 두 부녀가 잘 먹고 잘 살았다는 사실을 듣고 살짝 충격 받은 눈치..

속도 모르고 남편은 혜규 음식 솜씨가 당신 이상이라면서 그녀를 더욱 심란하게 만든다.

마지막 자존심인 “영양가없는 흰밥이나 해먹었겠지” 공격에,

환히 웃으며 “아냐~ 현미밥 해먹었지”라고 수비하는 딸내미…

건강까지 챙기고 있었던 것에 큰 충격받고 

 

자신없이도 잘 돌아가는 것에 심기가 불편해진 윤정은

급기야 자리를 박차고 방으로 들어가버린다.

 

자신이 집에 있을 땐, 장 한번 봐온 적 없는 사람이 장까지 보질 않나..

너 같은 거 이젠 필요없다는 거냐며 확대해석하며 빈정거리는 윤정.

(갱년기가 씨게 오신 듯..)

필요할 땐 실컷 부려먹더니 이젠 나이먹고 쓸모없어지니까 

나 없어도 살 수 있다는 거 과시하는 거 아님 뭐냐고 피해망상까지…!

 

자신의 인생은 버리고, 여태껏 가족을 위해 살아왔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화를 낸다.

인생 헛살았다면서 푸념을 늘어놓고,

남편은 그런 아내의 태도에 질려버린다.

“다들 그렇게 유능한데 그동안 왜 나만 부려먹었어!!!!왜!!!!!”

나문희 선생님의 호박고구마가 다름없다 ㅋㅋㅋㅋ

 

그렇게 시작된 주부의 권태기.

남편이 출근하고, 딸이 학교 갈 때까지도 무기력하게 누워서 아무것도 안 한다.

삶의 의미를 모조리 빼앗긴 것처럼.

그런 아내가 걱정되어 외식도 하고 기분전환하자고 제안하지만

다른 여자랑 갔다오라는 둥 마음에도 없는 엉뚱한 소리나 늘어놓는 여자.

그날 저녁 홀로 술을 마시며 고뇌에 빠지는 남편.

 

결국 술에 잔뜩 취해 귀가한다.

아내에게 얘기 좀 하자며 자리에 앉힌다.

자신이 아니었으면 어쩌면 이 사회의 유능한 인력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며

아내를 인정해주며, 지금이라도 하고 싶은 건 뭐든지 해보라며 권장한다.

하지만 그의 조언에도 냉소적으로 답하는 윤정.

그모습에 화가 난 남편은 당신만 희생하고 산 줄 아냐며 참아온 화를 터뜨린다.

자신의 꿈 역시 접어두고 가족들 먹여 살리느라 청춘 다 바쳤노라.

자신도 아내 못지 않게 억울한 인생이고.

가정에서 쓸모없어진 것만 같은 기분 또한 잘 안다고.

자신또한 정년이란 이름으로 사회에서 퇴장해야 하니까.

그 얘기를 조용히 들으며 눈물짓는 윤정.

그날 이후 다시 살림을 시작한다.

하지만 여전히 공허한 마음으로 뭔가 텅빈 사람처럼…

 

윤정은 자신의 자랑인 아들 인규를 보러

그의 학교에 찾아감으로써 마음을 다잡는다.

딸 혜규는 엄마 문제로 인영에게 상담하러 가고.

 

 

뭔가 앞이 안 보이기 때문에 희망이라고 부르는 거야.

대신 엄만 엄마 인생이 앞으로 어떻게 될 거다 빤히 내다보이는 시기가 왔거든

장래가 휘황찬란한 것도 아니고 살아온 만큼일텐데

젊은 게 왜 좋은 거겠니? 아직 어느 그릇에도 자기자신이 안 담겨져 있기 때문이야.

그 그릇을 빚는 게 젊을 때 하는 일이거든.

사람 생애를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치면 넌 봄, 엄마는 가을이야.

사춘기보다 사추기가 더 어려운 걸 수도 있어.

그동안 집안일이 엄마의 전부라고 믿었는데, 그게 다른 사람이 할 수도 있는 보잘것없는 일이었다고

느꼈을 때 얼마나 기가 막히겠니

 

노련하게 상담을 들어주는 인영.

 

윤정은 미용실에서 머리도 하고,

한껏 차려입고 남편을 레스토랑으로 불러낸다.

남편은 자신이 뭘 어떻게 해주면 좋겠냐고 묻는데

윤정은 그세월을 돌아보며 차분하게 소회를 밝힌다.

커리어우먼으로 잘 나가는 동창 인영과 달리 초라해보이는 가정주부로서의 삶…

이렇게 가족들 뒤치다꺼리나 하다가 인생이 말로를 맞게 되는 것일까

불안하고 우울해졌다고. 토로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라는 명목 하에 그 타이틀이라도 붙잡고 살아가야겠다고 결심을 밝힌다.

 

남편은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우리들 인생이 자식들 인생의 밑거름으로 썩을지라도 

결코 헛되이 보낸 것이 아니라고 자조하며 그녀를 위로하며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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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기에 그럴싸해보이는 가정에도 저마다 고민거리는 있으며,

아무리 나이가 많더라도 처음 사는 인생이라 서툴다는 만고의 진실을 새삼 돌이켜 볼 수 있는 시간이 됐다.

 

한편으로는 어떻게 보면 사실 자식을 낳은 것도 선택인 것을..

자신이 선택한 삶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다 싶어서 크게 와닿지는 않았는데

그건 아마 내가 부모의 삶을 살아본 적 없어서인 듯 하다.

 

이 땅의 모든 부모님들께 존경을 바친다.

 

 

베스트극장 시리즈가 재밌으셨다면 꾸준히 보러 와주세요 ❤️

조금씩 천천히 올리고 있지만, 못해도 일주일에 1편이상은 꾸준히 올려보려고 합니다.

최대한 매일매일 올려보도록 노력할게요!!